친정엄마께 “남편은 주말 휴식이 필요” 말씀하세요
손석한 박사의 마음 나누기2014. 12. 18
친정엄마로 인해 남편이 “주말에 쉬지 못한다” 짜증
Q 잦은 이사에 지치고 아이들 교육문제도 있고 해서 서울살이를 결심했습니다. 집도 친정이 가까운 곳으로 얻었습니다. 솔직히 남편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자유로운 느낌도 들고 신경 쓸 사람이 한 명 줄다 보니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오히려 좋은 점도 있습니다. 친정엄마도 이것저것 반찬을 해주시고 살림살이도 도와주시니 몸도 편했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예상치 못한 갈등의 조짐이 보입니다. 주말에 남편이 집에 왔을 때도 친정엄마가 함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남편은 못마땅했나 봅니다. 한번은 생전 없던 짜증을 내더군요. “내가 내 집에 와서 편하게 쉬지도 못한다”면서요. 제가 ‘고부갈등’도 아닌 ‘장서갈등’을 겪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저희 엄마는 정말 사위를 아들처럼 생각하십니다. 불편하면 피하실 텐데 주말에는 오지 말라고 하면 섭섭해하실 것 같아 말씀드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남편 성격이 바뀔 거 같지도 않고… 이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친정엄마께 “남편은 주말 휴식이 필요” 말씀하세요
A 많은 주부들이 일을 하고 육아의 어려움도 겪으면서 친정식구가 자주 왕래하며 도와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사위와 장모가 서로 부딪힐 수 있습니다. 장모는 사위에게 서운함과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귀한 딸에게 잘 대해 주지 않는 것 같고, 기대만큼 남편과 아빠의 역할을 잘 하지 못한다고 여길 때 사위에게 부정적인 감정과 태도를 보입니다.
반면 사위는 사위대로 장모가 지나치게 간섭 또는 관여한다고 여기고, 자신을 별로 대접하거나 존중하지 않는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장모가 사위를 자식처럼 여긴다고 하므로 일반적 갈등과는 달라 보입니다. 그것보다는 남편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이 큰 이유에서 비롯됩니다.
남편은 주말에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편안하게 지내고 싶은데, 아무래도 장모가 계시면 옷차림이나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요. 그러다 보니 긴장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이 싫고, 또 그러한 상황이 짜증나게 여겨집니다.
아무리 장모가 남편을 아들처럼 여겨도 남편이 장모를 어머니처럼 편안하게 여기지 않으면 그리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딸처럼 여겨도 정작 며느리가 딸처럼 행동할 수 있을지 의문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먼저 남편에게 질문 겸 제안을 해보세요. ‘장모님을 어머니처럼 여기고 편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좋지 않은가’라고요. 그리고 ‘어머니께는 내가 양해의 말씀을 미리 드릴 것이니 눈치 보지 말고 스스럼없이 대하면 좋겠다’라고도 덧붙여 보세요.
혹시 남편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현재의 상황을 수긍하면 다행입니다. 아울러 실제로도 휴식의 분위기가 잘 유지되게끔 보다 더 신경을 쓰고 노력해야겠지요.
그렇지만 남편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남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따라서 솔직하게 어머니에게 말씀드리세요. 남편에게는 주말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절대 장모를 싫어해서 그런 것이 아님도 잘 설명해 주세요. 장모는 비록 서운하게 여길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서운함도 사라질 것입니다.
갈등이 쌓인 채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갈등이 생기고, 향후 반목과 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작은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비록 이 과정에서 약간의 감정적 불편이 생기더라도 말입니다.
‘손석한의 마음 나누기’는 직업군인 혹은 그 가족들이 부부관계, 가족문제, 자녀교육 등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고민과 사연을 보내오면 전문가가 답하는 코너입니다. 질문자는 무기명으로 처리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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